반도체 산업의 호황과 불황이 반복되는 가운데, SK하이닉스를 포함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현금 보유 전략이 눈에 띈다. 최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를 비롯한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이 지난 6개월 사이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117조 원 이상 늘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업계가 직면한 현실을 반영한다. 세계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부터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 압력에 시달려왔고, 이에 따라 각 기업들도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미래를 대비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현금 축적이 설비 투자 재개를 대비한 준비라고 보고 있다. 현재는 수익성이 악화되어 신규 투자를 자제하는 추세지만, 업계는 경기 사이클이 반복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수익성이 회복되는 시점에 빠르게 설비 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현금을 준비해두는 것이다. 특히 반도체 산업에서는 수년 단위의 설비 투자가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경기 약세 국면에서도 이런 장기적 관점의 재무 전략이 중요하다. 일부 투자 분석가들은 현재의 약세 국면을 오히려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저평가 구간으로 보고 있으며, SK하이닉스 같은 기업들이 현금력을 갖춘 만큼 앞으로의 경기 회복 시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